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이사장 안혜연, 이하 WISET)은 23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중회의실에서 2022 세계여성공학인의 날을 맞아 ‘공학 분야 여성인재 유입 확대 및 성 불균형 해소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포럼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아시아재단, INWED가 후원기관으로 참여하는 글로벌 행사로, 한미 전문가들이 모여 공학 분야 성 불균형 해소방안과 여성 인재 육성을 위한 효과적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여성과학과학인의 일생활 균형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한 법안을 발의한(경기 부천 병) 김상희 국회의원이 포럼 축사를 맡았다. 그는 과학기술 중에서도 특히 공학분야의 여성 과소대표성을 우려하며, 여성공학인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공학분야의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날 포럼은 ‘공학 분야 성 고정관념 및 여성 인재육성 연구‘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의 발제와 전문가 패널토론으로 진행되었다. 발제는 워싱턴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앤드류 멜조프(Andrew N. Meltzoff) 박사와 홍익대 교양과 교수인 황순희 교수가 맡았다.

앤드류 교수는 워싱턴대 학습 및 뇌과학 연구소장으로, STEM분야 성 고정관념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온 발달 심리학분야 석학이다. 이날 앤드류 교수는 공학 분야 성 불균형에 사회적 고정관념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제시했다.

앤드류 교수는 “공학 분야에 여성이 과소대표되는 것은 ‘공학은 남성의 영역’이라는 사회적 고정관념에 기인하며, 이는 영유아 단계에서부터 형성된다”며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에 영향을 끼치는 성별 고정관념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부모, 미디어, 교육환경 등 외부의 고정관념은 아이들의 가치관 및 판단에 영향을 끼친다”라며 “고정관념에 영향을 받은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만6세)라는 이른 시기부터 고정관념에 의해 분야가 결정되며, 이때부터 일부 여학생들은 IT/공학 분야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특히, 여아에게 블록 교구 체험활동을 제공했을 때, 기술에 대한 흥미도가 남아와 비슷해지는 연구 사례를 언급하며, 어릴 때부터 공학과 기술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황순희 교수는 공과대학 학생의 특성과 성별 차이를 만드는 변인들을 소개하고, 공학 분야 여성인재 육성을 위한 방안에 대해 제언했다.

황 교수는 “공대 여학생은 학업 성취도가 높은 경우에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등, 공학자로서의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 혹은 자신감을 뜻하는 ‘공학 자기 효능감(engineering self-efficay)’이 남학생 대비 낮은 편”이라고 지적하였다. 공대 여학생이 ‘공학 자기 효능감‘이 낮은 이유는 남성이 대부분 구성원인 공학분야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여성은 소수로 인식되어 무의식적으로 자신감이 계속 결여되기 때문이다.

황교수는 “이와 같은 자신감 결여가 향후 엔지니어로서의 진로선택과 진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여학생의 자기 효능감을 키우기 위해 반복적인 성공경험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이어 “우수한 여성 엔지니어 육성과 활용은 여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성 중심 공대에서 남녀 대학생의 균형적인 성장을 위한 것이라는 포용적 인식과 시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한미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나서, 공학분야 여성의 유입 확대와 육성ㆍ지원을 위한 효과적인 지원방안에 대해 견해를 나누었다.

미국 측 토론자로 나선 구글 선임 SW엔지니어 애비 블록(Abby Bullock)과 NAMUH CEO Chaeyoung shin(신채영)은 여성공학인이자 산업계의 재직자로서 본인들이 여성공학인으로서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며 여성들의 이공계 유입을 독려했다. 특히, 구글 선임 SW엔지니어 애비 블록(Abby Bullock)은 수학 전공자이지만 코딩 등 독학으로 SW 기술을 습득한 본인의 사례를 제시하며, 남성과의 비교가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강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한국 측 패널로 나선 오명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이현주 KAIST 교수, 정소현 삼성전자 부장이 참여했다. 오명숙 여과총 회장은 앞서 황순희 교수가 발제한 내용 중 반복적인 성공경험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 도입에 적극 공감했다. 또 그는 공학이 사회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가치를 여학생들에게 설명하여, 그들에게 공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현주 KAIST 교수는 교육성적을 떠나 남성이 대부분 구성원인 공학분야 환경에 무의식적으로 자신감이 결여되었던 본인의 美공과대학 유학시절을 사례로 언급하며 “여학생들의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그들에게 보다 친화적인 피드백 방식을 적용하는 등 교육 시스템 관점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혜연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여대생 중 공학계열 전공자는 고작 10.9%에 불과하다”며 “공학분야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학업 성취 등 능력에 대한 어떠한 차이도 없다는 무수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만연한 고정관념으로 인해 여전히 여성들의 이공계 유입이 더디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공학을 접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여성 공학인 롤모델을 적극 발굴 홍보하여 여성이 이공계로 자연스럽게 유입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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